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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amer mystee
diary/미스티의 삶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by mystee 2022. 3. 21. 00:03

 


 

할아버지께서 지난 13일 일요일 밤에 돌아가셨다.

이로써 나의 친가와 외가의 조부모님들은 다 돌아가신 것이 되었다.

나에게 조부모님들의 존재는 한명 한명 다 특별했다.

명절 때에나 한번씩 보던 사람들이 아니라 한때에는 같은 집에서 살았었던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 NASTYONA - To my grandfather (2007)

 

 

 

내가 살아온 환경, 가정사에 대한 것을 이 블로그에 자세하게 쓴 적은 없지만,

어쨌든 어두운 환경에서 평범하지 않게 자라왔다는 이야기는 중간에 몇 번 언급을 한 적이 있었다.

 

어떠한 이유로 나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들이 흩어져서 살았어야 했다.

친가와 외가 친척들의 집을 전전하며 여기저기에 맡겨졌었다고 들었다.

그때의 기억이 그리 좋지 못했던 탓이었는지.. 나는 부분 기억상실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때의 기억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 엄마, 아빠, 형,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 살았던 때는 몇가지 기억들은 조각조각 남아있는데..

안 좋은 일이 터지고 가족들이 흩어진 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기 시작했던 그 사이의 기억이 없다.

어쨌든 기억이 나는 건 초등학교 입학하기 몇 해 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기 시작했던 때부터다.

 

할아버지는 굉장히 무섭고 엄격하고 완고하신 분이셨고,

할머니는 겉으로는 쌀쌀맞아 보이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은근히 이것저것 잘 챙겨주셨던 스타일이었다.

어쨌든 두 분 다 "아이고~ 우리 새끼~" 하면서 살갑게 맞아주시는 분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렇게 편하지는 않았었다.

 

특히 할아버지의 경우가 더 심했다.

정말 항상 눈치를 보게 되는 무서운 어른이었다.

항상 화가 많으셨고, 혼나는 일들이 많았다.

주로 무엇으로 그렇게 혼이 났는지 다 기억을 할 수는 없겠지만.. 대충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자면,

'목소리가 너무 작다', '손톱은 항상 짧게 깎아라', '장난감 가지고 놀지 마라', '공부해라' 등등이었다.

식사 예절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예절에 대해서도 엄격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건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다.

 

이제 나는 30대 후반이다.

몇 해 전부터 할아버지는 몸이 많이 약해지신 후부터는 눈물을 자주 보이셨는데, 특히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볼 때면 항상 우셨다.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나는 아픈 손가락이다.

어렸을 때의 일을 다 떨쳐내고 잘살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해도 지금의 나는 여전히 어렸을 때의 일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나만 보면 안쓰러워서 눈울을 보이셨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에 그렇게 엄격하게 교육을 시키신 이유는 평범하지 않았던 나의 가정환경 때문에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비뚤어질까봐 그러셨던 것일 거다.

 

 

 

10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옆에서 나란히 잠드신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랑 잘 계시죠?

저 할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근검절약도 잘하고, 할아버지만큼은 못하지만 환경 생각하고, 술 담배 안하고, 항상 건강 신경 쓰면서 지내고 있어요.

할아버지가 99살까지 사셨으니 저는 100살 넘을 때까지 두 다리로 멀쩡하게 잘 걸을 정도로 운동하면서 건강관리할게요.

저 결혼하는 거 그렇게 보고 싶어 하셨는데 그건 못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언젠가 짝이 생긴다면 같이 찾아올게요.

 

거기서는 할머니랑 싸우지 말고 잘 지내고 계세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자였어서 다행이었어요.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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