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전일빌딩..
이번에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치고 전일빌딩 245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관을 했는데요.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아닌 건물에 '개관'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지만,
개관이라는 표현도 충분히 어울릴 정도의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가치가 있었습니다.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들어가면 체온을 체크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적고 나서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스크도 필수겠죠?
1층에는 전일빌딩의 역사를 대략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일빌딩은 1968년에 준공된 건물로 금남로에 들어선 최초의 10층 건축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큰 규모로 지어진 것은 아니고 현재 부지의 일부에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세워진 게 전일빌딩의 시초였습니다.
이후로도 층수를 10층으로 높이고 주변 땅을 사들여 면적을 넓히는 등 10여 차례 이상 증축을 거친 후에
우리가 알고있는 전일빌딩이 탄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금남로와 똑같은 크기의 규모로 만들어진,
518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의 세트장입니다.
(제가 직접 가서 2007년에 찍어둔 사진입니다. 세트장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옛 도청의 왼쪽으로 전일빌딩도 보이는데요,
전일빌딩이 처음에는 7층이었다는 디테일까지 살린 것 같네요.
하지만 이건 옥의티입니다.
전일빌딩은 1980년에 이미 10층이 되어있었습니다.
(제작 예산 때문에 적당히 지은 것일 수도 있지만요.)
뉴스를 봐서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전일빌딩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당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건물입니다.
새롭게 다시 태어난 전일빌딩의 이름인 전일빌딩 245
전일빌딩의 도로명 주소는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45' 인데요,
단순히 그냥 도로명 주소를 따서 전일빌딩 245가 된 것 같아 보이지만..
놀랍게도 245라는 숫자는 이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 개수와도 일치합니다.
이번 포스팅의 목적지는 9층과 10층.
19800518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80년 5월 18일..
518과 관련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18 당시의 기록을 남겨놓은 전시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가서 보기 시작해야 순서대로 보실 수가 있습니다.
입구입니다.
일하시는 분들이 부담스러워 할까봐 여기만 찍었습니다.
이 시각에 맞춰서 오시면 해설을 해주시는 분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유리 안에는 뭐가 있는지..
멀리서 보자마자 바로 느낌이 왔습니다.
뉴스에서도 몇 번이나 봤던 그 장소였습니다.
탄흔이 있는 장소..
이 공간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기둥에 있는 콘센트조차 110V 콘센트입니다.
번호가 매겨져 있는 수많은 탄흔들..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기둥 뒤편은 정말 심했습니다.
헬기를 탄 채로 저런 총을 가지고 시민들을 쏘게 한 것이
당시의 대통령이라는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인간이 아직도 뻔뻔한 모습을 한 채로 멀쩡하게 살아있습니다.
일정 시간이 되면 518 헬기 사격에 대한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줍니다.
언제마다 한 번씩 보여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전시를 보다가 운좋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안에서 나오는 장소들 중에
저희 집과 너무나도 가까운 장소들도 나와서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저도 희생자 안에 들어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아찔합니다..
당시의 광주 도청 근처의 모형들과
천장에는 헬기도 있었습니다.
헬기 사격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서..
한나라당 → 새누리당 → 자유한국당 → 지금은 미래통합당으로..
자꾸 당 이름만 바꿔서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는 그 당이나
일베에서 노는 인간들이 퍼나르는 가짜 뉴스의 팩트체크를 해주는 곳입니다.
아까 그 헬기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곳은 1980년 5월 27일 전일빌딩을 향해 난사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VR로 경험하는 장소입니다.
국과수의 감정 기록과 증언을 근거로 제작하였으며
영상 속 일부 장면은 당시 전일빌딩 내부 상황을 추측하며 연출한 장면입니다.
라고 합니다.
저는 카메라랑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대느라 바빠서 체험은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조만간 꼭 다시 가서 체험을 하려고 합니다.
이 전시 공간이 앞으로도 깨끗하게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옥상으로 나왔습니다.
이날은 저녁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내가 카메라를 가지고 우산도 없이 밖으로 나와있는 지금 비가 내리지는 않겠지..?'
조마조마하면서 하늘을 봤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평화로운 이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죄 없이 죽어갔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역사적 증거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일빌딩은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내려갈 때는 계단을 이용해봤습니다.
그냥 계단으로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발견..
계단들의 상태가..
이건 분명 옛 전일빌딩의 계단을 그대로 남겨놨다고 볼 수밖에 없는
아주 낡은 계단이었습니다.
벽의 페인트 칠과 계단의 난간, 손잡이 등은 새로 한 것이겠지만,
발에 닿는 계단 자체는 너무 낡아있었습니다.
계단실에서는 무슨 냄새인지 알 수 없는 특유의 냄새도 나서
'냄새도 설마 그 시절 그 냄새 그대로 남아있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저뿐이라서 괜히 기분까지도 묘해질 정도였습니다.
결국 저는 집으로 가는 길에 체육관을 들러서 운동을 하다가
운동을 끝마치고 나와보니 비가 내리고 있어서
비를 맞으며 집으로 왔습니다. ㅎㅎ
이상, 새롭게 다시 태어난 전일빌딩 245와
그 안에서 전시되고 있던 518 40주년 기념 기획전시의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전일빌딩 바로 앞에 있는 ACC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도
혹시 가본 적이 없으신 분들은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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