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5월의 어느 날..
광주광역시의 상무지구에 위치한 518 기념공원을 가보았습니다.
공원에는 518 관련 자료들도 있기 때문에
그곳의 사진과 함께 이 장소를 소개하는 포스팅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열려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검색을 해보니 홈페이지도 없는 것 같고, 전화번호도 모르니 일단 가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착하고 보니 곧 비가 올 것 같은 하늘...
날씨를 검색해보니 약 2시간 후부터의 강수확률이 60%라고 합니다.
우산도 없이 나왔는데.. 될 대로 되라지.. 하는 마음으로 일단 걸었습니다.
518 공원에는 강아지들을 데리고 나오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습니다.
강아지들의 만남의 광장 같은 느낌입니다.
시민군 조각상이 보입니다.
실제 사람보다는 훨씬 큰 사이즈의 조각상입니다.
앞에는 사람들이 놓고 간 시들어있는 꽃들이 보입니다.
조각상 앞으로는 넓은 광장과 분수대가 보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라서인지 분수대는 켜져있지 않았습니다.
조각상 뒤로는 이렇게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뭔가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입구라서 뭔가 상징하고 있는 것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계단의 오른쪽에는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리프트가 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양 옆으로 내리막길이 갈려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추모공간이 있고,
한가운데에는 죽임을 당한 자식을 들고 있는 어머니상이
역시 보통사람 사이즈보다 크게 있습니다.
그 앞으로는 입체적인 벽화가 있고,
어머니상 뒤로는 수많은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다시 밖으로 나오면서 보이는 시민군 조각상의 뒷모습
자료들이 전시되어있는 건물은 닫혀있더군요.
앞문으로 돌아가 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딱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닫는다는 안내문도 없어서
'원래 안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내부도 얼핏 공사 중인 것처럼 보이는 느낌도 들었고요.
잠겨있는 문에 놓여있는 이거라도 찍어봅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2층의 입구에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세상에나..
518 기념공원을 검색을 해도 지도만 나올 뿐..
홈페이지 같은 것은 나오지 않던 이 건물을..
사진을 통해서 저도 지금 막 찾게 되었네요.
사진 속에 '518 기념문화센터' 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검색을 해보니
그제야 홈페이지가 나옵니다.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나서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닫아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건물에도 써붙여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518 기념공원은 굉장히 넓습니다.
그런데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 공원을 넓게 한 바퀴 돌아본다거나 할 여유는 없이 바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돌아가기 전 여기까지만 사진으로 남기고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518 민주화운동 학생 관련자라..
운동에 참가한 사람이라는 걸까요, 희생자라는 걸까요..
초등학생까지 있는 걸 봐서는 희생자들 같습니다.
오른쪽 아래의 사진은 제가 영상을 만들면서 썼던 사진이군요..
♬ 白竜 - 光州 City (1980)
영상에 관한 정보는 아래의 포스팅에서 확인 바랍니다.
518 상황일지..
518 민주화운동 학생 관련 증언록..
머리 타박상으로 숨진 학생에 대한 글입니다.
동신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기현은
1980년 5월 20일 오후 7시경 계림파출소 앞에서 공수부대원의 곤봉에 맞아 사망했다.
공부 잘하고 순박했던 기현이.
당시 동신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기현은
아버지 ○○○ 씨, 어머니 ○○○ 씨와 함께 광주시 산수동에 살고 있었다.
가족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공부 잘하고 순박한 아들 기현이와 더불어 화목한 가정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5월 20일 오후까지 기현이는 학교도 임시휴교 상태였고
아버지의 당부도 있어서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집에 머물러 있었다.
그날 오후 TV를 보던 기현이는 방송국이 불타고 TV가 꺼지자 잠시 뭔가를 하는 듯하더니
7시경 아버지에게 공부할 책을 사오겠다고 이야기하자
아버지는 지금 밖이 시끄러우니 나가지 말고 책은 나중에 사라고 했으나
집에만 있어서 좀 지루해진 듯한 기현이가 재차 책 사오기를 요청하자 허락하고 말았다.
9시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자 불안해진 아버지는 기현이를 찾으러 나섰다.
그날 밤과 21일 종일토록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소문도 들어보고 도청, 학동, 공수부대가 시체를 매장했다는 조선대 뒷산 등을 찾아 헤매기도 했지만
기현이의 소식은 알 수가 없었다.
22일 아침 이웃 사람들로부터 병원에 가면 시체가 많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기현이 아버지는
곧바로 전남대학교 부속병원으로 찾아갔다.
영안실에 도착했을 때 거기에는 20여 구의 시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
첫눈에 기현이의 교복 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기현이의 몸은 머리 부분만 천으로 가려진 채 아랫부분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얼른 천을 떠들어보니 지금까지 찾아헤매던 기현이가 분명했다.
그때까지도 기현이가 살아있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기현이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영안실에 들어와서 죽어있는 기현이를 보게 되었다.
기현이의 가냘픈 몸은 영안실 바닥에 반듯이 눕혀져 있었다.
머리에는 피 한 방울 보이지 않았으나 여기저기가 퍼렇게 멍든 것으로 보아 곤봉에 맞아 뇌진탕을 일으킨 듯했다.
"딱 한 번 나간 것이 그런 일을 당했어.
또 걸어만 갔어도 안 죽었을 것인디, 자전거 타고 간께 어디 연락하러 간다고 생각했는가도 몰라.
아무리 그래도 어린 것인디..." 하며 아버지 ○○○ 씨가 눈시울을 적신다.
(이하 생략..)
그런데..
광주의 이런 아픔을 기록해두고 있는 이 장소를..
더럽히는 이들이 있었으니..
학생.. 그러면 안돼..
그래, 다율아..
외국을 가도 너처럼 왔다 간다고 한글로 낙서해놓는 어른들도 있는 거 같더라..
혹시 부모님들께 보고 배운걸까..?
흔치 않은 황씨 친구들이 많구나..
그래.. 그래..
아이즈원 영원하자고..?
아.. 그 투표 조작으로 만들어진 한일 걸그룹..?
그래.. 그래.. 많이 좋아하렴..
이런 장소에 이런 낙서를 하는 건 부모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에서도.. 계속 관리를 해줄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공원에 이런 낙서라니..
보는 것조차 너무 부끄럽네요.
곧 비가 올 거라는 예보만 없었어도 이 산길을 크게 돌면서 산책을 했을 텐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저 멀리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가까이서 찍기는 뭐해서 멀리서 도촬..
여러분, 올해는 518 40주년입니다.
올해 5월 18일에는 TV에서 어떤 방송들을 해줄지 모르겠지만,
518에 대해서 잘모르시는 분들은 518 관련 다큐멘터리 같은거 하는거 꼭 챙겨보시고요.
영화 '택시운전사'도 다시 해줬으면 좋겠네요.
극장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봤던 영화였습니다.
여러분, 다시는 이 나라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세계가 연결되어있으니 좀처럼 예전같은 그런 일이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요.
그럼, 이만..
518 기념공원을 둘러본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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