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깨진 전두환 동상을 보러 가다.

저의 블로그를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블로그'로 운영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광주에 살고 있는 저에게는 전두환에 대한 분노가

다른 지역의 시민들에 비해서 최소 1.1배 많은 게 사실입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광주 518 시신' 이라고 검색을 하면

당시 희생자들의 끔찍한 사진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으신 분들은 식사 전후로는 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구글에 로그인이 되어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주소가 일베로 되어있는 사진은 클릭하지도 마세요.)

(그 외에 네이버 블로그로 518을 폄하하려는 글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fmkorea.com라는 주소로 되어있는 글만 보시면 되겠습니다. )

 

그 시신들의 사진을 중학교 때에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518을 기념하는 어느 전시에서 굉장히 큰 액자에 걸려있는 사진들로 봤는데,

정말 보고나서 멍해지면서 '지금 내가 뭘 본거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

혹은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길을 지나가던 시민들,

버스를 타고 그냥 지나가던 시민들이

이유도 없이 그렇게 끔찍하게 죽어갔습니다.

 

 

 

 

 

 

두 동강 난 '전두환 동상'…'흉물스럽다' vs '파손 자체가 상징'

며칠 전,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멀쩡한 동상일 때에는 영상으로만 봐도 역겹게 생겨서 보러 갈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그런데 머가리가, 아니.. 머리가 깨졌다길래

왠지 볼만할 것 같아서 동상이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일명 ACC 혹은 아문당)으로 향했습니다.

 

 

 

광주에서 문화생활 하기 좋은 ACC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라이브러리 파크 소개

 

 

 

 

 

 

지금은 아시아문화전당으로 바뀌어있는,

518 최후의 격전지였던 구 도청의 전경입니다.

 

 

 

저 멀리 지하도 입구 쪽에 쇠창살이 보입니다.

 

 

 

 

 

 

머가리 깨진 전두환 동상을 보러 가기 전에

보고 있으면 혈압 오르는 전두환의 영상을 몇 개 좀 보고 가시죠.

 

 

 

 

 

 

2019. 3. 11.

 

전두환은 작년 2019년 초부터 광주에 재판을 받으러 오고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에게 "이거 왜 이래" 하면서 버럭 하는 이 영상에서는 일말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죠.

 

 

 

 

 

 

2019. 11. 8.

 

그리고 작년 말,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가 한가하게 골프나 치는 전두환을 갑자기 찾아간 영상입니다.

 

임한솔 : 광주 518 학살에 대해 한 말씀해주시죠
전두환 : 광주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임한솔 : 천억 원 넘는 추징금과 고액 세금 언제 납부하실 겁니까?
전두환 : 니가 좀 해주라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기가 죄를 지은 것, 잘못한 것들이 생각난다는데,

전두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2019. 12. 12.

 

그리고 얼마 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서 만든 전두환의 동상이 만들어집니다.

그 시절의 젊은 모습의 전두환이 군복을 입은 채 구속되어있는 모양의 이 동상은

처음에는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 있었습니다.

 

 

 

 

 

 

2020. 4. 24.

 

그리고 그 동상은 광주로 오게 됩니다.

그러다가 6월 4일에 상단에 링크한 기사의 뉴스가 뜬 것입니다.

 

 

 

 

 

 

뉴스에서는 '이제는 흉물이니 치우자' 라는 의견도 있는 것처럼 쓰여있지만,

그런 의견은 그냥 기사를 길게 쓰기 위한 기자의 뇌피셜이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제가 본 이 뉴스의 수많은 기사들의 댓글에는

이대로 놔둬야 한다는 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물론 일베들의 자극적인 댓글 공격 또한 많이 보였지만요.

 

특히 광주에서라면 머리 깨진 전두환의 동상을 보고 보기 싫으니 치우자고

부지런하게 민원까지 넣는 사람이 흔하게 있지는 않을 겁니다.

 

 

 

 

 

 

짐승 우리 같은 곳에 갇혀있는 전두환 동상

 

 

 

혹시라도 이 포스팅이 신고당하지 않도록..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 마음속으로만 담아두고..

사진만 보여드리겠습니다.

 

 

 

 

 

 

머리만 날아간 게 아니라 등과 팔도 쪼개졌습니다.

 

 

 

 

 

 

??

 

 

 

 

 

 

 

 

 

일베들의 댓글 공격 중에는

'북한 같다',

'공산당들이 하는 행동 그대로 하고있구나~',

'성난 민심이 아니라 폭도들의 광란이다',

'무지한 놈들아 전두환 없었으면 광주사태때 나라 이북에 흡수통일 돼었거나 (맞춤법 틀린 것까지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광주와 일부지발 무정부 상태돼어 대한민국 10년은 후퇴했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댓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고로 동상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광주로 와서가 아니라

 

 

 

2019. 12. 27.

 

동상이 만들어진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서울에서 이미 이렇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전두환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디 광주사람들 뿐이겠습니까?

올바른 역사적 인식이 제대로 박혀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싫어할 인물을..

 

 

 

어쨌든 저지경이된 전두환의 동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어서 가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전두환이 죄의 대가를 치른다고 할지라도

전두환은 죄를 지은지 몇십 년의 세월이 지날동안 너무 평화롭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지금이라도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해도 속이 후련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쁜 짓을 한 인간들은 반드시 대사를 치르는 정상적인 세상은 언제쯤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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