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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 Rock U

by mystee 2019. 11. 25. 19:15

 


 

 

 

 

 

 

구하라 님이 사망한 일을 가지고 이 블로그의 방문수를 높여볼 생각은 없다.

그건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유명인의 불행이 본인의 행복인, 자극적인 기사를 좋아하는 기레기들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목도 그냥 언제나 그랬듯이 심플하게 '뮤지션 명 - 곡 제목' 이다.

그러니 구하라 님 사망과 관련해서 아무리 검색해도 이 글이 상위에 뜨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포스팅을 올리는 카테고리는 내 취향의 곡을 남에게 소개하는 공간이다.

지금이 아니면 이 곡을 올리지 못할 것 같으니 올려보겠다.

 

나는 아이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싫어한다는 것은 아니고,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도 가끔은 좋은 작곡가를 만난 덕분인지 들을만한 곡을 발견하게 된다.

카라의 경우는 그것이 이곡이었다.

한때, 정말 짧은 한때에 자주 들었었던 곡이다.

 

 

 

나는 태어난 곳은 광주는 아니지만,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광주에 살았고,

일본에 잠깐 2년 반 동안 살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광주에 살았다.

구하라 님도 광주 출신이다.

만난 적은 없다.

그런데 만날 뻔한 적은 있었다. 광주에서도 아니고 일본에서..

미리 말해두지만 싱거운 이야기다.

 

2013년, 오사카에 있을 때였다.

오사카에 도착한지 얼마 안돼서부터 소개로 아르바이트를 하나 하게 되었다.

한인식당이었다. 가게 이름은 후쿠이치 福一 였다.

한국에서 먹는 음식은 한국에서 먹는 게 가장 맛있지만,

그래도 이 후쿠이치는 전복죽(아와비가유) 만큼은 그 어느 곳보다 맛있는 곳이었다.

일본 현지에서 잡지에도 실릴 정도로 인기가 있는 집이었고,

항상 손님이 많고 바쁜 곳이었다.

주말에는 다른 지역에서 오는 손님들까지 해서 항상 거의 만석이었고,

정말.. 몸이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이 올 것만 같은 그런 식당이었다.

 

이 식당은 유명한 덕분에 연예인들도 많이 다녀왔다.

사장님과 유명 연예인이 식당에서 같이 찍은 사진들이 계단의 여기저기에 붙어있었다.

그중에 특히 카라의 사진이 많았다.

사장님 말에 의하면 카라는 단골이라고.. 오사카에 오는 일이 있으면 거의 항상 온다고 하셨다.

사장님의 어린 손녀와 카라의 멤버들이 같이 찍은 사진에서 보이는 표정들이 그 말이 거짓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어쨌든 이곳은 정말 연예인이 많이 다녀가는 곳이라서,

계속 여기서 일하다가 보면 언젠가 한 번은 연예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아오이 유우 蒼井優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서 제발 그러길 바랬다.

 

 

 

난 그 힘든 식당에서 정말 노예처럼 일했다.

내가 지금까지 20가지 정도의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곳은 그 식당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몸이 너무 고달프니 우울증이 올 것만 같은 정도였으니까..

남들은 평일 알바, 주말 알바로 나뉘어있는데,

나만 항상 쉬는 날 없이 일하다가 딱 한번 주말에 쉬었다.

아는 일본 친구가 날 보러 오사카로 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그 식당의 그 바쁜 주말을 스킵하고, 다시 출근을 했는데..

내가 쉴 때 카라가 다녀갔단다..

어떤 멤버 한 명만 빼고 넷이서 왔다고 했는데, 그게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오지 않은 멤버가 구하라 님은 아니었던 것은 확실하다.

아.. 카라를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아쉬움은 남자의 본능이었다.

 

 

 

그때 알바를 했던 아이가, '구하라가 수줍게 나에게 와서 화장실 좀 쓰겠다고 말하면서 갔다'라고 말하는데..

(화장실을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을 거쳐서 가야 갈 수 있는 일본다운 재밌는 구조였다.)

그때 거기에 내가 서있어야 했었다. ㅠ_ㅠ

나도 광주 출신이라고 말하면서 사인이라도 받았어야 했었다. ㅠ_ㅠ

 

 

 

구하라 님은 광주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베의 표적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 종류의 악플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전에 구하라 님이 자살 시도를 했다가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뉴스 기사에도 비아냥 거리는 악플들을 봤었다.

악플로 연예인이 힘들어하다가 결국 자살까지 하는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런 악플러들은 죄책감도 없는 걸까.. 죽은 후에도 악플이 달렸다는 기사도 보았다.

마음이 병들어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이다.

악플러들이 평생 그 시커먼 마음만을 계속 유지한 채, 스스로 파멸하는 것도 모르는 채 불행하게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구하라 님의 사망에 대한 일본인들 반응

 

마지막으로 구하라 님 사망 후 일본 반응을 몇 개 보여주며 글을 마치겠다.

위의 뮤직비디오에 달려있던 일본인 댓글들이다.

댓글이 달린 시간대는 모두 사망 후이고,

댓글을 최근 날짜순으로 정렬했으니 가장 위의 글이 가장 최근의 댓글이다.

 

 

 

何故か、皆疲れてるようにみえるな。

왜인지, 모두 지쳐있는 것처럼 보이네.

 

どれだけ助けられてたか

(덕분에) 얼마나 힘을 얻었던가

 

ハラちゃんありがとうだいすき

하라쨩 고마워 정말 좋아해

 

このMV好きすぎてずっと車で見とったなあ

이 뮤직비디오 너무 좋아해서 계속 차 안에서 보고 있었지

 

KARAの復活が永久になくなった。

ハラちゃんがいないKARAなんか面白くもない。

日本人は東日本大震災時、ハラちゃんからの恩を忘れるな。

ハラちゃんの恩もクズ官僚どもの利権によって無駄になったことも忘れるな。

카라의 부활이 영원히 사라졌다.

하라쨩이 없는 KARA 따위 재미없어.

일본인은 동일본 대지진 때, 하라쨩으로부터의 은혜를 잊지 마.

하라쨩의 은혜도 죠까튼 공무원들의 이권에 의해 헛되게 된 것도 잊지 마.

 

わたしは信じないし 乗り越えようともしない。 ただ今夜は泣き尽くす。

나는 믿지도 않고, 이걸 이겨내자고 생각도 하지 않아. 단지 오늘 밤은 울고 싶은 만큼 마음껏 울거야.

 

ハラちゃん今までありがとう。もうこの頃には戻れないのが切ないです。

하라쨩 지금까지 고마워. 이젠 이 때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なんでこんなことになるんだ どうして守れなかった?

어째서 이렇게 되는 거야? 왜 지킬 수 없었던 거야?

 

ハラちゃん、悲しい😢安らかに眠って下さい。

하라쨩, 슬프다. 편히 잠드세요.

 

ハラちゃんいつまでも大好きだよ

하라쨩 언제까지나 정말 좋아해

 

ク・ハラ様のご冥福を心より御祈り申し上げます。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そしてお疲れ様でした。

구하라 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구하라 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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