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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amer mystee
diary/미스티의 삶

일본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다

by mystee 2019. 12. 30. 21:11

 


이 포스팅은 PC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가끔

줄 바꿈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일기 형식의 글이므로

평서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이야기

 

일본에서 알바하며 겪은 첫 번째 괴롭힘

이 포스팅은 PC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줄 바꿈이나 문단의 나눔 등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주로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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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퍼톤스 PEPPERTONES - Bike

 

 

 

지난 이야기에서 살짝 언급을 해놨듯이

오늘의 이야기는 교통사고를 당한 이야기다.

 

나는 그 링가핫또에서 마지막 근무를 하고 퇴근을 했다.

대략 밤 10시쯤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주 펑펑 쏟아지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보슬비도 아닌.. 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알바할 때 입던 유니폼을 두건처럼 머리에 묶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원래 퇴근 후에는 빨리 집에 들어가서 쉬고 싶은 법.

거기다가 날 괴롭히던 뚱땡이와 일하던 곳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으니.. 나는 절실히 빨리 집으로 들어가서 쉬고 싶었고,

정말 아주 열심히 페달을 밟고 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바퀴 두개 달린 이동수단을 탈 때에는 정말 조심히 운전해야 한다.

상대방이 죽든 말든 신경 안 쓰는 것처럼 훅 들어오는 난폭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쿄는 정말 운전 매너가 굉장히 좋은 사람들만 모여있는 도시다. (일본 전체가 그렇지는 않고, 도쿄 한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수가 없었던 나는 사고를 당하고 마는데..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신호 대기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택시 옆을 빠르게 지나려는 순간

택시 문이 벌컥 열리면서 그대로 문과 박아버린 것이었다.

 

어느 정도 쎄게 박았냐면..

전의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자전거는 폐차가 되었다.

앞의 바구니는 박살이 났고, 핸들도 뒤틀려버렸었다.

순간 택시 문이 벌컥 열리는 것을 느꼈고, 급하게 브레이크라도 잡았는데도 그 정도였는데..

만약 아무것도 모른 채로 달리다가 박았다면 나는 정말 공중부양을 했을 정도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난 다행히 바로 응급실에 실려가야 할 정도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다쳤었고, 아직 일본어도 능숙하게 되지 않던 그 시기에 이 사고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참고로 일본 택시 문은 자동문이다.

손님이 직접 문을 열고 닫는 게 아니라, 택시운전사가 직접 열고 닫는 것이었다.

그러니 사고와는 아무 관련 없는 손님은 내가 열린 택시 문과 충돌하는 순간에 눈이 ⊙_⊙이렇게 되었었고,

찌그러진 자전거와 함께 인도로 올라와서 절뚝거리는 나에게 오며

「警察呼んだ方がいいですよ。」 '경찰 부르는 게 좋아요.' 라고 말해줬고,

나는 「はい、すみません。」 '하이, 스미마셍.' 이라고 답했다.

 

택시기사는 다행히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당황하며 택시에서 내리시면서

일단 비가 내리고 있으니 안에 타라고 하면서 거의 반강제적으로 나를 택시에 태우셨다.

그리고 스스로 경찰을 부르셨다.

 

이건 누구의 잘못이지..?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몸도 아팠지만, 내가 엄청난 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나는 택시 안에서 일본어학교의 당시 담임이었던 M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받지 않으셨다.

 

하아.. 이렇게 신세 지려고 미리 연락하고 만나둔 것은 아니었는데..

결국 친척인 에이코 고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외국인 친척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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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가 잘 안 되는 그 시기에 어째서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라는 말은 그렇게 잘했었는지 모르겠다.

일본어학교에서 가르쳐줬던가..?

 

어쨌든 에이코 고모는 몸 상태와 이런저런 상황을 물으셨고,

다시 통화를 하기로 하고 끊은 후에

경찰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 나도 나와서 상황을 보고 있었다.

경찰이 나에게 자전거 라이트는 제대로 켜고 다녔는지도 물어봤고,

나는 밤이면 반드시 켜고 다녔기 때문에 켜고 갔다고 대답했다.

 

먼저 병원을 가본 다음에 경찰서에서 만나기로 하고 택시 아저씨께서는 나를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셨다.

무슨 대화를 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병원에서 아픈 부분들의 X-Ray를 찍었지만 다행히도 뼈에는 문제가 없었고,

다친 곳은 긁혀서 살짝 피가 난 곳들과 타박상뿐이었다.

 

병원 안에서 에이코 고모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와서 또 통화를 하다가 이번에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바꿔줘서

기사님과 에이코 고모가 뭔가 대화를 나누었다.

 

병원을 빠져나오면서 경찰서로 향하는 중에 그런 대화를 했던 것 같다.

내가 기사님께 먼저 물어봤는지, 아니면 기사님께서 스스로 말을 꺼낸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나의 병원비도 택시 회사에서 해결해줄 거고,

자전거도 못 고친다면 새 걸로 사주겠다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

뭔가 미안해져서 괜히 택시 문은 괜찮냐고 (괜찮을 리가 없었다..) 물어보자,

 

당연히 괜찮을 리가 있겠냐며

네 녀석 때문에 문이 너덜너덜 해졌다며 욕을 먹었..

지는 않고, 괜찮다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

 

 

 

경찰서에 도착을 했고, (파출소가 아닌 제대로 된 큰 경찰서였다.)

나는 먼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 채로 기사님 먼저 어떤 방으로 들어가셨다.

기사님이 나오자 이번엔 내가 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경찰관 세 분이 계셨다.

나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시는데,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경찰들도 이걸 어떻게 하지? 당황하는 눈치였는데

그중에 여성 경찰 한분이 아주 쉬운 일본어로 심플하게 다시 질문을 해주셨다.

"저 택시운전사에게 어떤 마음이에요?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나쁜 사람이었어요?"

나는 친절했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대답했다.

당시의 나의 부족했던 일본어로 대답할 수 있었던 질문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 하나로 충분했는지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택시 기사님은 마지막까지 나를 태워주시며 집까지 바래다주셨다.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10년 전의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기사님은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

나에게 피해 보상을 해주시는 것이 택시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사비도 들어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회사에서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유쾌한 상황은 아닐 텐데

분위기를 푸시려고 웃으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도 보시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걱정 말라는 말도 여러 번 하셨다.

 

그 후에 택시 기사님과 택시 회사 사람, 에이코 고모와 나, 이렇게 넷이서 만나서 대화를 한번 하게 됐고,

나는 타박상으로 인해서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바로 할 수는 없어서

청소 알바를 약 일주일 동안 쉬게 됐었다.

택시 회사에서는 내 자전거를 새 걸로 사주었고, 병원비도 전액 부담해줬으며,

일주일 동안 하지 못한 아르바이트의 급여도 줬다.

이 모든 것이 간단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에이코 고모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결해주었다.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어디서 어떻게 받으면 되는 서류인지 하나하나 다 알려주셔서 나는 고모에게 서류만 건네주었다.

고모는 처음에는 피해보상까지 받아내려고 하셨지만,

택시 기사님이 좋으신 분인 것을 확인하고는 거기까지는 하지 않으셨다.

 

 

 

내가 일본에 친척이 없었다면 이 사고의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택시 회사 측에서는 자기들 잘못이라고 하기는 했어도 그 모든 보상을 나 혼자 다 받아낼 수 있었을까?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아서 잘은 몰라도 에이코 고모는 나때문에 시간을 많이 뺏기셨을 거다. ㅠ_ㅠ

 

그리고 따지고 보면 비 오는 날 밤에 택시 기사님도 백미러가 젖어있어서 나를 보지 못했었을 수도 있다.

그 누구도 가해자라고 할 수가 없는 사고였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택시 기사님도 피해자인 것이나 마찬가지인 사고였다.

그런데도 외국인을 상대로 모든 잘못을 다 덮어 씌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이렇게 양심적으로 행동하는

기사님이... 솔직히 한국이라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 좋은 택시 기사님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나에게는 그랬다.

그래서 나는 택시를 웬만해서는 절대 타지 않는다.)

 

일본에 가기 직전에 할아버지에게

(우익 정치인들을 제외하고) 일본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솔직하다고 들었었지만

그걸 실제로 확인하게 되는 사건이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다.

 

 

 

 

 

 

다음 이야기

 

어학연수 성공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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