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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미스티의 삶

유학시절의 나의 외국인 친구들 ③~

by mystee 2020. 1. 18. 00:30

 


이 포스팅은 PC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가끔

줄 바꿈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일기 형식의 글이므로

평서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이야기

 

유학시절의 나의 외국인 친구들 ②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주로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일기 형식의 글이므로 평서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 지난 이야기 유학시절의 나의 외국인 친구들 ①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

mystee.tistory.com

 

 

 

♬ 사와지리 에리카 沢尻エリカ - Free

 

 

 

효쨩

 

그 유명한 와세다 대학교에서 어느 날,

일본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교류회가 열렸다.

어쩌다가 이 곳을 참가하게 되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내가 다니던 일본어 학교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행사였다.

그래서 그 안에서 만나게 된 학생들도 다 새로운 사람들이었다.

다른 일본어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있었고,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진행을 맡은 몇 사람들만 일본인들이었고, 나머지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했었다.

그 많은 외국인들을 한 그룹에 4~5명 정도로 묶여서 서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고,

그 안에서 대만에서 온 효쨩을 만나게 되었다.

효쨩은 160은 넘는 키에 얼굴이 작아서 비율도 좋은 예쁜 여자아이였다.

 

 

 

 

그룹 안에서 서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효쨩의 본명은 모른다.

그냥 본인을 효쨩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나는 내 소개를 할 때, 일본에 있는 음악전문학교를 진학하고 싶은 기타를 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했고,

그러자 효쨩이 나도 기타를 친다고 말해주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 교류회는 끝나게 되었고,

숫기가 없는 나는 그 안에서 누군가와 연락처를 교환할 생각 같은 것은 하지도 못했는데,

효쨩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 연락처를 교환하자고 해주었다.

아마도 기타를 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역시 외국 친구를 사귈 때 음악은 많은 도움을 준다.

내 경험들에 비추어보면 그렇다.

 

그녀와는 추억이 많지는 않다.

나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것도 아니었고,

사는 동네가 비슷했던 것도 아니라서 자주 볼 수는 없었다.

연락은 계속 해오다가 두 번 정도 따로 만났었다.

 

별다른 추억은 없지만 내 인생 첫 대만인 친구였고,

정말 치열하게 살아서 별 추억도 없이 살뻔한 각박했던 내 유학생활에

그래도 한켠을 장식해준 소중한 친구였다.

지금은 전혀 연락이 닿지 않는다.

어디선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기를~

 

 

 

 

산드라

일본어학교에서 또 한 학기가 지나서 E클래스가 되었다.

그때 또 같은 반 안에 시험에서 떨어져서 E클래스 수업을 한 학기 더 들어야 하는 친구가 생겼다.

프랑스에서 온 쥬스틴과는 원래 같은 반이었다가 다시 그렇게 재회를 한 셈이었다.

이름은 산드라, 스웨덴에서 온 회색 눈을 가진 친구였다.

 

산드라는 173cm의 큰 키에 얼굴은 또 작아서..

그 누구와도 옆에 서면 안 되는 탈인간계 비주얼을 하고 있었다.

얼굴도 예뻤다.

그리고 일본어학교를 다니는 유학생임과 동시에.. 그녀는 NHK의 어느 방송의 리포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집에 TV도 없이 살았기 때문에 본 적은 없지만, (있어도 볼 시간도 없었을 거다..)

도쿄 아이즈라는 영어로만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던데 거기서 리포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보질 못했지만, 언젠가 수업 시작 전에 일본어 선생님께서 산드라에게

어제 TV에서 나오는 거 봤다고 말씀하시는 거 봐서는

내 눈으로 확인은 못했지만 일단 TV 나오는 준연예인인 건 팩트였다.

그리고 모델 몸매에 모델 마스크라서.. 그 외에도 모델일을 하거나

신사 안에서 미코상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등..

 

 

 

일본의 신사에 가본 적이 있는 분은 이런 옷을 입고있는 여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여성을 미코상이라고 한다.

 

나는 개고생하고 한 시간에 900엔, 1000엔 받을 때 (물론 이것도 그 당시의 우리나라 최저시급에 비하면 과했지만..)

산드라는 일하는 시간 대비 수익이 아주 좋은 일들만 하고 있어서 너무 부러웠던 기억이 있었다.. ㅠ_ㅠ

그 당시의 나는 돈이 간절했었기 때문에.. ㅠ_ㅠ

 

 

 

산드라에게는 내가 쥬스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던 것처럼 다가간 기억은 없는데

또 어느새 같은 반에서 산드라와 가장 친한 친구는 내가 되었다.

이것도 음악의 힘이 작용했다.

초반에 서로 좋아하는 밴드의 곡들 들려주고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역시 음악을 골고루 들어보고 볼 일이다.

고상한 클래식부터 재즈, 팝, 락, 메탈까지 다 좋아하는 나는 그 누구의 음악적 취향과도 맞춰줄 수 있었다.

그렇게 상대방의 음악적 취향을 고려해서

상대방이 좋아할 것 같은데 모르고 있을 것 같은 음악을 추천해주면 좋다.

 

아무튼 그렇게 산드라는 지정석이 따로 없는 학교 내에서 자연스럽게 어쩌다가 내 짝꿍처럼 매번 내 옆에 앉게 되었다.

절대로 내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었고,

내가 먼저 등교해있고 산드라가 나중에 학교를 와도 매번 내 옆에 와서 앉았었다.

나의 글들을 다 읽어온 분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한때에는 란쨩과 짝궁인 것처럼 계속 란쨩 옆에 앉다가..

어느새 쥬스틴과 짝궁인 것처럼 쥬스틴 옆에 앉게 되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항상 산드라 옆에..

이때부터 같은 반 한국인 친구들이 나에게 농담으로 바람피운다고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킬러라고..

란쨩에서 쥬스틴으로 갈아탔다가 또 산드라로 갈아탔다고.. ㅠ

농담이지만 억울했다.

산드라가 솔로라면 모를까.. 산드라도 남자 친구가 있었다.

 

 

 

 

산드라는 정말 골 때리는 친구였다.

원래 하이텐션에 에너지 넘치고 밝은 성격이었지만, 남들은 모르는데 나만 아는 그런 게 있었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처음 만나는 캐릭터였고, 앞으로도 이런 친구는 만날 일이 없다.

나는 산드라에게 야한 농담을 한 적이 없는데,

산드라는 매번 이야기의 흐름에 관계없이 갑자기 나에게 야한 농담들을 툭툭 던졌다.

어떤 말들을 해왔는지.. 그걸 그대로 필터링 없이 여기에다가 적었다가는 내 블로그는

흔히 표현하는 저품질이라는 걸 먹어서 검색사이트에서 검색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세히 적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야한 말들은 항상 나에게 귓속말로 했다.

그러니까.. 같은 반의 다른 친구들은 산드라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수위 높은 말들을 깜빡이도 안 켜고 훅훅 들어오는 산드라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수업 중에 갑자기 이런 농담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또 그런 19금 농담이 부끄러워서 웃으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곤 했다.

아마도 나의 그런 반응이 산드라에게는 너무 재미있어서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계속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내 뒤에 앉아있던 한국인 친구들은

산드라가 항상 나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면 나도 웃고 있고 산드라도 웃고 그러니까

사귀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물론 산드라는 애인이 있었지만)

너네들 도대체 무슨 이야기 하길래 그러냐고, 너네들 정말 사귀냐고.. 매번 그런 말을 들었었다.

이걸 까발릴 수도 없고.. ㅠ 산드라는 악마였다.

 

그중 잊을 수 없었던 것 하나는, 언젠가 하교 후에 같이 점심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규모가 작은 매장의 회전초밥집을 갔는데,

초밥을 하나 먹고 녹차를 한 모금 마셔주고 있을 때에 갑자기 귓속말 공격이 들어왔다.

정말 별에 별 말들을 다해왔던 산드라였지만, 그건 또 새로운 말이라서

나는 내 앞에 돌아다니고 있던 초밥 접시들로 녹차를 뿜어버릴 뻔했다.

 

 

 

이 다다다음 포스팅으로 일본 유학시절 이야기는 어떻게든 끝을 내보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항상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출석률도 매 학기 100%였던 나는

F클래스 때에 어떤 계기로 삐뚤어져서 선생님들에게도 연락도 없이 학교를 연속으로 일주일 이상을 빠지다가

겨우 다시 돌아온 후에도 결석을 밥먹듯이 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그때 오랫동안 학교를 안 나가고 있었을 때에 언젠가 산드라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었다.

하라주쿠 原宿역에서 만나서 어떤 공원을 갔었는데,

산드라는 나에게 왜 학교를 안 나오느냐, 무슨 일이 있었냐.. 같은 무거운 이야기 없이

그냥 평소의 산드라의 에너지 넘치는 밝은 모습만을 보여줬다.

야한 농담은 하지 않았다.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웃으면 나만 이상한 놈 취급을 해주는 반 친구들이 없어서였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갑자기 불러낸 것은 아마도

언제나 출결관리 잘하고 성적에 신경 쓰던 내가 갑자기 학교도 안 나오니 걱정이 돼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고,

그런 나에게 힘을 주려는 산드라 나름의 위로법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산드라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지내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은데, 못 보더라도 어딘가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길 바란다.

 

 

 

 

 

 

 

 

 

다음 이야기

 

음악전문학교 체험입학에 참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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