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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eamer mystee
diary/미스티의 삶

마스크 대란을 맞이하여 적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마스크 사용에 대한 고찰'

by mystee 2020. 3. 10. 00:07

 

Photo by Alera Ruben from Pexels

 

 

 

요즘 많이 쓰이는 단어, 시국

시국이 시국인지라 요즘 관공서의 직원들이나

여러 가게들의 아르바이트생들도 다들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지요.

 

지금은 그게 당연하지만

국내에서는 31번 확진자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는 많이 퍼져있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하는 곳들이 대부분이었고,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가게들 조차도

 

 

 

'저희 ○○○○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방지를 위해
전 직원의 손 소독 의무화 및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양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안내문을 가게 앞에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게 너무 이상했습니다.

왜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는 것을 양해를 구해야 하죠?

 

지금의 코로나 19가 나중에는 잠잠해지더라도

여러 사람들을 상대하는 관공서의 직원들이나 아르바이트생의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의지에 맡겨야 하고 자유로워야 합니다.

 

 

 

 

 

 

 

돈 없이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

이 블로그의 포스팅들은 PC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줄 바꿈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주로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일기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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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갔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많은 것들이 달랐던 나라..

그중에 하나 신기했던 것이..

관공서의 직원들부터 아르바이트까지..

마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봄이 오면 특히 카훈쇼 花粉症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너도 나도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마스크를 하는 사람들은 항상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이라면 실내에서 일할 때에는 벗어도 되겠지만

실내에서도 다들 마스크를 하고 있었고,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참 괜찮은 나라였는데.. 아베 총리 때문에 점점 망해가는 일본..)

 

 

 

 

 

 

 

 

우리나라였다면 어땠을까요?

 

일본에서 귀국한지 얼마 안돼서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2011년)

그 주유소는 세차장까지 딸려있는 주유소였기 때문에.. 일이 아주 고되고 힘들었습니다.

(세차장 딸린 주유소에서 일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세차장으로 차를 안내하느라 세차장 가까이에 가면

깨끗하지 못한 세차장 물이 얼굴과 머리・몸으로 마구 튀었죠.

그리고 공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알바를 마치고 집에서 샤워를 하면 항상 콧구멍에서 뭔가 까만게 묻어 나올 정도로 공기가 좋지 않았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데 가래가 자꾸 생겼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주유소의 소장님 바로 아래의 직원..

아르바이트를 관리하셨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평소에 잘해주던..

다들 형이라고 불렀던 직원께서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십니다.

그건 좀 아니지 않냐고..

 

세차장 근처로 가면 얼굴로 튀는 물..

주유소의 안 좋은 공기..

항상 나오는 가래..

샤워할 때면 코에서 묻어 나오는 검은 물질 등을 이야기하며

이러이러하니 마스크 하면 안되냐고 다시 물어봤지만,

손님들 보기에 안 좋다고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메르스 사태도 겪고 난 후의 우리나라는 좀 달라졌을까요?

 

이런 유원지 시절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19년)

 

리프트카에 손님들을 태우는데..

야외에서 하는 일인 데다가

나무도 너무 많아서 봄에는 송화가루가 엄청 날렸습니다.

거기다가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당연히 야외 근무였고,

주말에 단체 손님들이 오면 손님도 바글바글 했고,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이 많았고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지기 이전이지만..)

관광 온 사람들이 서로 사진 찍느라 직원들의 초상권 보호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여러가지 이유들로 저는 마스크를 썼습니다.

며칠 동안은 그냥 넘어가나 싶었는데..

언젠가부터 또 직원 분들께서 마스크를 안 쓰면 안되겠냐고 하십니다..

회장님이 스마트폰으로 한 번씩 CCTV를 보시는데..

마스크 쓴 채로 일하는 사람 마스크 벗으라고 그랬다며...

 

여기는 근무하면서 볼 수 있는 이런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직원들 근무환경과 복지가 개판인 곳이라서 오래 일하지 못하고 금방 그만뒀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야외에서 근무를 하는데..

여러 나라・여러 도시에서 오는 엄청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고,

무방비 상태에서 카메라에 막 찍혀서 초상권 보호도 안되는데

마스크를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만약에 31번 확진자가 터지기 이전에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인 관광객이 운이 나쁘게 이 시설을 방문했었다면,

광주에서만 순식간에 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을 겁니다.

 

 

 

 

 

 

마스크를 해야 하는 이유는

꼭 메르스나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전염병 때문만이 아닙니다.

관공서의 직원이든 작은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이든

누구나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할 권리가 있습니다.

 

미세먼지 마시기 싫고,

혹시 모를 전염병(감기 포함)에 몸을 보호하고도 싶고,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사진 찍혀서

SNS에 모자이크도 없이 자신의 얼굴이 올라오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일했다고 기분 나빠할 손님이 있을까요?

만약에, 정말 만약에 '왜 기분 나쁘게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느냐' 라고 항의하는 손님이 있다면

그건 극히 일부일테고, 문제는 마스크를 쓴 직원이 아니라 그 손님이 문제일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소중히 하고 보호할 권리는 있지만,

그런 행동을 못하게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저도 신천지 피해자입니다. (신천지 포교・전도 방법에 대해..)

이 글을 쓸까 말까 일주일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신천지 측에서 나의 이름과 연락처, 집 주소까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올렸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런 불안감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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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지인이라고 생각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속아서

신천지인 줄도 모르고 신천지 세뇌 센터를 몇 달 동안 다녔었습니다.

 

참 우습게도 이 세뇌 센터의 선생이라는 아줌마는 마스크를 쓰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ㅎㅎ

제가 어느 정도 세뇌가 되었다고 생각한 건지 이것저것 저에게 터치를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저는 열심히 무시하고 마스크를 했고,

신천지임을 알고 그만 다니겠다고 한 직후에 31번 확진자 뉴스가 떴습니다.

 

만약에 제가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 세뇌 센터 안에 확진자가 같이 있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마스크를 안했다면은 2주가 지나기 전까지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었겠죠..

혹시 나도 전염된 거 아니냐고..

멀쩡한 교회인 줄 알고 다녔는데.. 안 그래도 속아서 다녔는데.. 이게 뭐냐고..

마스크를 썼는데도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었는데..

안 썼었다면... 어휴...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코로나 19가 어서 잠잠해지길 바라고..

다시는 이상한 식문화로 이런 전염병이 퍼지는 일도 없길 바라고..

사이비 신천지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벌 받을 사람들은 다 벌 받기를 바라고..

일하는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성숙한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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