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은 정보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오랜만의 그저 그런 일상의 일기 같은 글입니다.
♬ THE BIRD AND THE BEE - Lifespan of a Fly (2009)
어느 주말 오전이었습니다.
집 근처 새마을금고 앞을 지나던 저는 주말이라 셔터가 내려져있는 새마을금고 앞에 죽어있는 새를 발견했습니다.
어떤 새인지 종류는 모르겠지만, 참새보다는 크고 비둘기보다는 작은, 평소에 목격하기 힘든 예쁜 새였습니다.
온전하지 못한 사체라면 보통은 무시하고 지나가는 편이지만, 뭐 때문에 죽은 것인지 사체는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고..
인도 위라면 주의력 부족한 누군가가 실수로 밟거나 자전거 등에 깔릴 수도 있고,
보통은 누군가에 의해 쓰레기 봉투에 버려질 것이지 때문에, 저는 죽은 새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사람 발길이 닿기 힘든 풀 위에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동물의 사체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겼던 기억들
지금까지 이런 행동을 했던 적이 생각해보면 적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죽어있는 참새를 발견해서 안전한 곳에 옮겨둔 적도 3번 정도? 정확히 기억나는 건 2번 있었고,
죽어있는 비둘기를 나무 뒤로 옮겨둔 적도 있었습니다.
유일하게 온전하지 못한 사체를 한번 만졌던 것은 새벽의 도로 위에서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를 옮겼을 때였는데,
10년도 더 지난 20대 초중반 시절,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넓은 차도에 누워있는 고양이와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옆에 앉아서 누워있는 고양이를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딱 봐도 누워있는 고양이는 로드킬을 당한 듯 미동이 없어 보였고, 로드킬의 현장은 끔찍하기에 보통 그냥 지나가는 편이지만, 그때에는 그 위험한 넓은 도로 한복판에 살아있는 다른 고양이가 가만히 앉아있는 게 위험해 보여서 고양이를 일단 인도 위로 옮겨주기로 했었습니다.
살아있는 다른 고양이를 위해 한 행동이었지만.. 정말 다시는 못할 것 같은 짓이었습니다.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는 눈 한쪽이 튀어나와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저는 그걸 어떻게 잡아서 인도로 옮겼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그때와 또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예전에 위의 포스트에 적어뒀었는데, 상황이 많이 비슷했습니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도로 위에 쓰러져있는 고양이와 그 옆에서 떠나지 못하는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쓰러져 있는 고양이는 일어설 수는 없었지만 살아있었고, 공격성이 보일 정도의 기운이 남아있었다는 것...
저는 도와주려다가 결국 고양이에게 물렸고 그 영향으로 몇 개월 동안 고생 좀 했었습니다.
어쨌든 인도에 떨어져 있던 죽은 새를 들고 몇 분을 걷다가 사람들이 좀처럼 밟고 지나가지 않는 곳에 이렇게 새를 놓아두었습니다.
몇 시간 뒤에 다시 이곳을 지나면서 '더 안전한 곳을 찾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에 와서 확인을 해보니 이미 개미들을 비롯한 여러 곤충들이 새를 자연으로 되돌리기 위한 해체 작업을 하던 중이라서 더 이상 손을 댈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죽은 새 한 마리로 인해서 삶과 죽음에 대해서 또다시 잠깐 생각을 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Memento mori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죽은 새의 명복을 빕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하단의 ♡ 공감 버튼을 꾹 눌러서
빨간 하트♥로 만들어주세요.
(비로그인도 가능합니다!!)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었다면
공감 버튼 옆을 클릭해서 SNS에 공유해주세요.
댓글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diary > 미스티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도시락 전문 체인점 호토모토 Hotto Motto의 도시전설 (feat. 채변검사) (6) | 2021.09.27 |
---|---|
카톡 메시지나 답장을 굉장히 짧게 단답으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서 (feat.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 (8) | 2021.06.24 |
욱일기 때문에 일본인 지인과 싸웠던 기억 (feat. 넷우익) (6) | 2021.02.01 |
우리집 강아지 상순이 이야기 (12) | 2021.01.04 |
엑스재팬 타이지와 친분이 있었던 요시다 상과의 만남 (10) | 2020.12.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