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dreamer mystee
diary/미스티의 삶

욱일기 때문에 일본인 지인과 싸웠던 기억 (feat. 넷우익)

by mystee 2021. 2. 1. 04:55

 


이 포스팅은 일기 형식의 글이므로

평서체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

 


 

 

 

 

돈 없이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

이 포스팅은 PC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가끔 줄 바꿈이 어색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에는 주로 이야기를 하듯이 경어체를 쓰지만, 이 포스팅은

mystee.tistory.com

일본과 관련된 글에는 언제나 위의 글도 링크를 걸어두기 때문에 블로그 이웃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필자는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왔었다.

일본 유학 중에 우익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못된 인간을 만나서 괴롭힘을 당했던 이야기도 이미 쓴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우익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몇 년 전, 나는 페이스북을 한번 탈퇴했었다.

페이스북을 앞으로 하지 않을 생각으로 탈퇴를 한 것이 아니라서 바로 다시 새 계정을 만들어서 재가입을 했다.

탈퇴를 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나 엮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도 맺어져 있는 '친구' 때문이었다.

그래서 재가입을 할 때에 이름도 바꿔서 가입하고, 정말 친한 친구들.. 특히 외국인 친구들에게 다시 친구 신청을 했다.

(지금은 페이스북을 잘 하지도 않는 내가 페북 계정은 계정 남겨두는 이유는 외국인 친구들과의 연락 수단이 페이스북 뿐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을 잘 하지않는 외국인 친구들과는 페이스북으로도 연결이 끊어져버리면서 앞으로 연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욱일기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던 일본인 지인

 

페이스북을 탈퇴하기 전이었다. 대략 2014~2015년 사이었을 거다. 필자는 그때에는 한국에 있었다.

어느 날, 필자가 2013년 오사카에서 살던 시절에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하던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던 일본인 지인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사진이 필자의 피드에도 뜨게 되었는데, 이게 필자의 심기를 건드렸다.

사진 속에 욱일기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욱일기 자체가 주가 되는 사진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런 디자인이 들어간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다는 것이 당시엔 참을 수가 없었다.

(당시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일본인 지인은 자신의 지인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건데, 그 사진 안에는 세네 명 정도의 사람이 있었고, 무슨 스포츠 경기 응원이라도 가는 것이었는지, 욱일기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나는 페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존재하는 사이트인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욱일기에 대한 설명을 영어로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있었다.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것이라는 내용이 요약되어있는 사이트였다.

그 사이트의 링크를 올리며 '이래서 한국인들은 욱일기를 싫어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

욱일기가 들어간 사진에 '좋아요'를 클릭한 그 일본인 지인이 봤으면 하고 올린 글이었다.

그런데 그 글에 생각지도 못한 녀석이 댓글을 달았다.

 

 

 

나의 지인 중에서 넷우익이 있었다

 

욱일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지인은 나의 글을 봤는지 못봤는지.. 조용했고, 다른 지인이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

미츠히사라는 이름의, 나와 같은 셰어하우스에서 약 1~2개월동안 같이 살았던, 하지만 같이 살았던 기간도 짧은 데다가 서로 다른 층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마주 칠 일도 많이 없었던 녀석이었다.

그 녀석은 '이 사이트에는 순전히 거짓말들만 적혀있다'면서 우익들이 노는 사이트에서나 배웠을 법한 이상한 정보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아직도 기억이 나고 가장 열받았던 것은 '위안부는 돈을 받고 몸을 팔았던 사람들이었다'라는 말과 '그 당시 그 사람들의 월급은 군인들의 월급보다 많았다'라는 말이었다.

'안그래도 잠깐 같이 살았던 동안에도 내가 화는 내지 않을 정도로 간 봐가면서 나를 건들던 녀석이었는데, 이런 사상에 찌든 녀석이라서 그랬었구나..' 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리고 서로 장문의 댓글이 오가며 키보드 설전을 벌였었다.

 

그런데 이 싸움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서로 믿고 있는 것이 완전히 다른데.. 내 말이 맞네 네 말이 틀렸네 해봤자 끝도 없고, 시간만 버릴 뿐이었다.

거기다가 상대방은 자신의 모국어인 일본어로 편하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나는 일본어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자니 평소 일상생활에서는 쓰지도 않던 일본어를 써야 했기 때문에, 단어를 찾느라 사전도 뒤져가며.. 긴 댓글 하나 남기는데 한 시간 이상을 소요하는 내 자신을 보며.. 이 논쟁은 그만 끝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싶은 말을 쓰면서 '이제 네가 댓글 달아도 나는 더 이상 댓글을 달지 않겠다' 라고 말하며 논쟁을 끝냈다.

 

그러고 나서 페이스북을 탈퇴하고 다시 재가입을 했을 때에는 당연히 그 녀석에게는 친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일본인들은 욱일기의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1894년(메이지 27년), 청일전쟁에서의 평양 전투를 그린 풍속화, 『평양공격 아군적루를 뽑고』(水野年方畵)에 그려진 욱일기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욱일기는 1800년대부터 어선에 달고 있었던 깃발로, 행운의 상징이라고 한다.

물고기가 많이 잡히길, 어부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그런 마음에서 어선에 달고 있었던 깃발이라고 한다.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그런 역사적인 사실까지 부정할 생각까지는 없다.

(물론 위의 이야기가 정말인지 아닌지는 필자는 모른다. 그냥 그렇게 말하는 일본인들의 입장을 옮겨온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멀지 않았던 과거에 자신들의 선조가 그 행운의 상징이라는 깃발을 걸고 전쟁을 시작했다면,

다른 여러 나라의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고, 식민지로 삼았던 역사가 있다면, 그 깃발의 디자인을 단순히 멋진 디자인으로 가볍게 여기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런 깊은 고민은 해보지 않고, 본인의 지식이 부족해서 아무 생각 없이 그 깃발의 문양이 들어가 있는 상품을 사용하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어도 그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사용하는 우익들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일본에 우익은 얼마나 많은가?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뉴스만 보고 일본인들 자체를 욕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의 '일베'라는 사이트에서 몰래 숨어서 노는 사람들보다는 조금은 많다고 느낀다.

 

 

 

2013년, 오사카 츠루하시에서 일본 우익들의 헤이트 스피치가 있었다.

위의 영상은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했는데, 그 이유는 10대 중학생이 이렇게 혐한 발언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긴 영상에서는 더 심한 말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8년이나 지난 일이라 그런지 필자가 당시에 봤던 영상은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일부의 우익들이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저런 짓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내의 일베들보다는 그래도 조금은 많지 않나.. 라고 느낀다.

저런 현장을 실제로 눈앞에서 본 적도 일본에서 2년 반 정도를 살면서 5번 정도는 있었던 것 같으니 말이다.

필자가 페이스북에 남긴 욱일기 관련 글에 태글을 건 지인도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역시 좋은 일본인들도 많다

 

좋은 일본인(?)이라는 표현도 이상하지만, 어쨌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어딜 가나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그리고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더 많다.

 

위의 여중생 헤이트 스피치가 있었던 2013년 당시에 필자는 오사카에 있었다.

그것도 저 헤이트 스피치가 있었던 장소인 츠루하시에서 살고 있었다.

다행히도 저 여중생 헤이트 스피치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저런 현장을 실제로 목격하면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피가 역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저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인터넷 상으로 확인을 하게 되었고, 일본인 친구들과도 함께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에서 이 영상을 보게 되었다.

 

내가 이 영상을 확인하게 되었을 당시에 바로 옆에 다이키라는 이름의 일본인 친구도 앉아있었다.

다이키는 한국을 좋아하는 친구였다.

과거에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 자기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한국인이었고, 자기에게 정말 잘해주었다고 했었다.

그래서 한국으로도 워킹홀리데이를 꼭 가보고 싶다고 말하던 친구였다. (결국 그건 이루진 못했지만..)

그런 다이키와 위의 츠루하시에서의 여중생 헤이트 스피치를 같이 보고 있었다.

그때 다이키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미스티(물론 실제로는 내 이름을 불렀다), 이 녀석은 바보야.

이런 바보가 하는 말은 신경 쓰지 마. 우리가 미래를 바꿔가자."

 

다이키는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있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다', '한국으로 취업하고 싶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넷우익은 일본에서 그렇게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다

 

보통의 평범한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도 우익은 민폐인 존재들이다.

공감도 안 되는 말을 번화가에서 시끄럽게 확성기를 써가면서 외쳐대는,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일베나 태극기 부대를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한 것이다.

 

 

 

그래서 유튜브 상에서도 이렇게 넷우익(웹상에서의 우익)을 바보 취급하는 '넷우익의 하루'라는 영상 등도 올라오고,

 

 

 

헤이트 스피치를 막는 일본인들 단체도 있다.

 

 

 

 

앞으로의 우리의 자세

 

넷우익과 일베만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가끔 인터넷 상에서 이상한 쪽으로 방향을 잘못 잡은, 잘못된 애국심을 가진 사람들이 보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아베 전 총리 때문에 망해가는 일본을 보면서 더 망해버리라며 좋아하고,

일본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엄청 늘어가는 뉴스를 보면서 또 잘됐다고 좋아하고,

일본을 태풍이 쓸고 지나가서 인명 피해까지 생기는 뉴스에도 꼴좋다고 잘됐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 이런 사람들은 너무 좁은 세상 속에서만 살아온 사람들이다.

어느 곳을 가나 좋은 사람도 많다는 것을, 나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넷우익이나 일베들과 마찬가지로 바깥세상 구경 거의 안 하고 집 안에서만 살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삶이 불만족스럽고, 본인 자체가 불만족스럽고, 그 분노를 애먼 데다가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도 혐한 시위를 하는 우익들이 있으니까 우리도 일본 욕하자!!' 하는 것은 아주 유치한 발상이고,

자신이 국적만 다른 또 다른 차별주의자가 된 것이라는 것을 모른다.

 

상대방이 길거리에서 똥을 싸고 다닌다고 본인도 그걸 보고 따라 해서는 안된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일본인 자체에 대한 분노를 해서는 안된다.

혹시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만난다면 국적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게 일본인이라면 더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내 친구 다이키 같은 일본 사람들이 더 늘어갈 것이다.

 

언제쯤 다시 자유롭게 해외여행이 가능한 때가 올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글이 도움이 됐다면 하단의 공감 버튼을 꾹 눌러서
빨간 하트로 만들어주세요.

(비로그인도 가능합니다!!)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이었다면
공감 버튼 옆을 클릭해서 SNS 공유해주세요.
댓글은 블로그 운영에 큰 힘이 됩니다.

 


 

 


댓글